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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이슈점검] 생계형 적합업종, 환영하는 중소기업 반발하는 대기업

생계형 적합업종 지난해 12월 시행...김치.장류.두부.제과업 등 신청 잇따라

"업체 90% 이상이 영세한데 그 영세성을 더 영세하게 만드는게 대기업들의 시장 잠식력이다" 

VS 

"활동하는 시장 엄연히 다르다. 중기 적합업종 때부터 소비자 선택권은 철저하게 배제돼 왔다"

 

 

[문화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이 지난 12월 13일부로 시행되는 가운데 김치, 장류, 두부, 떡류 등 업종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이전 중기 적합업종은 권고 수준에서 그쳤다면 생계형 적합업종은 법으로 강제하다 보니 대기업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김치, 장류 등은 대표적인 K푸드로 글로벌을 이끌고 있는 대기업들의 영업 활동 규제로 열풍이 자칫 사그라 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을 기점으로 제과점업 등 8개 업종이 중기적합 업종 만료를 맞았다. 그러나 중기적합 업종 지정이 풀리는 업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3일부로 '생계형 적합업종'이 시행,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정부 기구에 의해 지정되고 법적 강제력이 부가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동반성장위원회에서의 합의에 의해 의결되지만 생계형 적합업종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추천과 정부기구의 심의·의결 거쳐 지정된다. 관련 업종 및 품목으로 지정되면 대‧중견기업은 해당 산업에서 5년간 사업 인수와 개시, 확장이 금지된다.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며, 시정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전체 매출액의 5%까지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성이 유지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이 미약하며, 통상마찰 우려가 낮은 업종을 말한다.

 

중기적합 유지기간이 작년에 만료된 업종은 만료 후 1년 내에, 금년부터 만료되는 업종은 만료 직전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이날 현재 식품업계의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 사례는 제과점업을 시작으로 장류(청국장, 된장, 간장, 고추장), 어묵, 앙금류, 두부, 빵류(햄거버빵), 떡류(전통떡) 등 업종이며 탁주(막걸리)도 올해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두고 국내 소상공인과 대기업이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 "강제성 없어 그간 효과 없었다...생계형 적합업종 효과있을 것"

 

소상공인들은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 장류업체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으니 (대기업들이)앞으로는 협조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비협조적였다. 그래서 중기적합 업종때는 사실 효과는 없었다"며 "중소 업체들은 물량이 줄으면서 문을 많이 닫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장류업체 관계자 역시 "대기업 OEM 생산을 해왔는데 중기적합 업종 이후 대기업의 자체 생산량이 줄어드니까 OEM물량을 다 가져갔다"며 "이래 저래 생산 물량이 줄어 힘들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중기적합 업종 보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와서 시장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가시화된 것은 있겠지만 실제로 시장에 들어왔을 때 90%이상의 업체들이 영세성인데 그 영세성을 더 영세하게 만드는게 대기업들의 시장 잠식력이다"(중소김치업체)

 

업계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점유율(2018년 기준)은 대상이 46.7%, CJ제일제당이 34.6%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 김치업체는 "국내 김치 시장은 대상과 CJ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김치산업은 외형적으로 커졌지만 실질적으로 김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90% 이상이 어렵다"면서 "이것이 대기업이 들어 와서 발전을 한건지, 대기업이 들어 와서 시장을 잠식한건지 논리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막걸리 업계도 생계형 적합업종 전환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현재 막걸리 시장에는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칫 대기업의 시장 참여로 최근 활기를 띄기 시작한 막걸리 시장에 찬물을 끼 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막걸리협회 관계자는 "200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막걸리 한류가 불었던 것은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했다는 한 가지의 원인으로만 형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당시 일본에서 대지진이 일어났고 일본 자체적으로 식음료 음용 물품들이 오염성 등 때문에 외부에서 유입 했고 그러면서 막걸리가 상당히 유입됐다. 막걸리에 대한 관심과 당시 사회적 기반이 한류를 만든 것이지 단순 대기업의 참여만으로 막걸리 붐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의 막걸리 붐이 주춤해 수출이 줄고 시장은 축소됐지만 중기적합 업종으로 포함된 4~5년 동안 대기업이 시장에 못 들어온 사이 3500억~4000억 정도의 시장이 형성됐다"면서 "최근 품질개선으로 프리미엄화 등 막걸리 시장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중기적합 업종에서 좀 더 울타리를 쳐줄 수 있는 것이 생계형 적합업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막걸리 시장이 변화를 주고 있는 시점에서 대기업이 들어 오면 단기간에 커질 수는 있다. 반면 단기간에 90%는 다 망하는 것"이라며 "올해 생계형 적합업종 추진으로 대기업의 진입을 막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소상공인 보호 취지는 공감하지만...활동시장 엄연히 달라 대기업만 규제하는 꼴"

 

반면 대기업은 관련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 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소상공인을 보호하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시설확장, 마케팅 등 영업활동을 법으로 규제하는 만큼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분위기다.

 

대기업들은 중소업체들과 활동하는 시장의 범위가 엄연히 다르다며 대기업만 규제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법 자체에 대한 의미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한다"면서도 "해외수출이나 제품개발 등 시장을 키워나가려면 자체적인 투자도 많이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설확장이나 마케팅이 제한이 되니까 제약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대기업 역시 "소상공인이 활동하는 시장과 대기업이 활동하는 시장이 다르다"며 "소상공인은 B2B시장이나 저가시장에, 대기업은 B2C시장에서 활동하며 시장이 명확하게 다른데 적합업종으로 묶어 놓으면 대기업의 활동을 규제하는 꼴 밖에 안되서 소비자, 소상공인, 대기업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꼴 밖에 안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기 적합업종 시대때부터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까지 소비자의 선택권이 철저하게 배제돼 왔다"며 "권장사항이 아닌 법으로 규제하면 지금 현재 시장 이외에 진출하거나 인수합병하거나 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되는 상황인데 이행강제금이 매출액의 5%정도 되면 사실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되더라도 관련 업종의 발전을 위해서는 중장기 발전 계획에 따라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다. 

 

식품업계 한 전문가는 "대기업과 소상공인 상품 간 대체성이 낮고 시장이 차별화됐다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따른 소상공인 보호 효과는 적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러한 경우 대기업과 소상공인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소상공인과 대기업 모두에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생계형 적합업종에 지정되더라도 해당 업종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자생력을 제고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대기업과의 격차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차별화된 발전전략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