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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진수 칼럼> 서울 세계 할랄데이 유감

11월 1일은 세계할랄데이이다. 올해로 5회째가 되는데 무슬림국가가 아닌 한국의 서울에서 각국의 무슬림종교지도자와 무슬림국가에 상품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인들 그리고 외국 바이어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 행사가 어제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오프닝행사, 세미나가 열렸고 오늘까지 할랄상품전시회가 개최된다.

 

 세계 57개 무슬림국가들은 정부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의 대상국가들로 18억 무슬림 인구의 중동과 동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국가들이다. 그래서 당초에는 방송, 언론, 정부 관련부처 등에서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가 예상되었으나 행사장에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더욱이 무슬림의 맹주로 불리는 사우디 등 중동국가들의 불참과 오기로 한 국가원수 등의 불참은 대회 주최 측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역시 무슬림종교에 대한 우리사회의 편견과 반감을 방송이나 정부에서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한반도에 사드배치로 중국에 대한 수출길이 어려워지자 그 활로를 중동과 동남아 그리고 중앙아시아로 개척하고자 한 것이 소위 신남방, 신북방정책이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국가들이 무슬림국가들로 이들은 율법으로 정해진 할랄제품 즉 꾸란에서 허용한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어 우리 기업이 이 지역에 식품, 화장품 등의 수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할랄인증을 받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할랄인증제품만 수입하도록 법적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여 할랄인증은 중요성을 더하게 하였고 그래서 올해는 우리 기업을 위해 서울에서 세계할랄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비무슬림국가이면서 할랄제도를 도입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국가로는 태국을 들 수 있다. 태국은 불교국가이면서도 인구가 많은 인근 무슬림국가에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 비할랄국가가 할랄연맹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할랄학회활동과 기업이 할랄상품을 생산하는데 국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도 태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종교와 비즈니스는 분리하여 기업의 무슬림국가 수출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국민의 정서를 존중한 할랄인증이 될 수 있도록 방안마련을 위한 학회연구활동도 권장해야 할 것이다.

 

기독교신도가 많은 국가이면서 할랄인증 제품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국가로 호주를 들 수 있다. 할랄인증의 핵심요소로는 원료로 돼지고기와 알코올 등을 금지하고 있고 소, 양 등은 반드시 무슬림신도가 기도하고 도축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호주에서는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하여 제품을 만들게 함으로써 무슬림신도가 없어도 할랄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호주의 사례를 참고하여 기업이 할랄제품을 원활하게 생산하여 수출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할랄인증제도의 입법내용을 보면 종교적인 율법차원을 넘어서 위생, 안전, 영양 등의 과학적인 내용을 보강하고 있는 추세임을 알 수 있다. 제조업소가 갖추어야 하는 ISO제도나 HACCP제도 등과 통합하여 할랄제도를 발전시키고 있어 이제 할랄인증제도는 종교적이라기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위생적이고 안전한 제품으로 무슬림의 할랄인증제품과 유대교인의 코셔인증제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소비자의 기호에 따라 제품의 선택을 확대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나 할랄인증제도에도 문제는 없지 않다. 무슬림국가마다 할랄인증이 제각각이어서 할랄인증제품이더라도 국가 간 상호인정주의 협정이 없으면 인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무슬림의 표준 할랄인증기준이 없어 나라별로 할랄인증을 받는데 많은 비용이 염출되고 있다. 사우디 등 중동국가에서는 자기들이 무슬림국가의 맹주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변방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할랄인증제도를 주도하고 있는데 대해 심기가 불편하여 할랄인증제도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는 불안감도 도사리고 있다.

 

세상은 국가 간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고 문화의 벽도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 이미 할랄인증을 받은 식당이 이태원과 강남 그리고 전국에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제서야 알게 되었다. 무슬림권 여행객들이 점점 많이 찾아오고 그 불편을 해소하고자 기업인들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할랄데이에 참석하면서 할랄인증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생소한 말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세상의 변화에 정부나 국민은 눈을 크게 뜨고 적응할 수 있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세계할랄데이를 보면서 정부는 기업이 국제사회에서 비즈니스에 어려움이 없도록 필요한 제도를 신속하게 만들어 지원해야 하며 언론, 방송도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지고 국민들이 세상 보는 수준을 높이는데 주저하지 말고 담대하기를 바란다.